Blog Archive

2023-07-18

Google Cloud Certified Cloud Digital Leader 자격 시험 후기

Lead the digital revolution with Google Cloud
Google Cloud Digital Leader 관련해서 Microsoft Designer가 만들어준 이미지: Lead the digital revolution with Google Cloud

운전 면허증 빼고는 자격증이라고는 없는 제가, 처음으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Cloud Platform, GCP)의 클라우드 디지털 리더(Cloud Digital Leader)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다행히 시험에 통과했습니다. 

이 자격증 시험은 GCP의 모든 자격증 중에 가장 기본 자격증이고, 저같이 엔지니어나 개발자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클라우드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와, 구글 클라우드 제품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도를 테스트합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하기 위해, 리더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디지털 안목을 갖추고, 기술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이 있습니다. 

왜 더 널리 알려진 아마존 클라우드(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관련 자격증 대신 구글 클라우드를 선택했냐구요? AWS와 MS에서는 "리더"를 위한 자격증이 없습니다. AWS에는 비기술자를 위한 클라우드 프랙티셔너(AWS Certified Cloud Practitioner)가 있고, MS에는 애저 펀더멘털스(Microsoft Certified: Azure Fundamentals)가 있습니다만, 이름에서도 암시하듯이 비기술직군 실무자를 위한 자격증에 가깝습니다. 반면에 구글의 자격증은 의사결정을 하고, 조직을 리드하는 "리더"를 위한 소양을 기르는 것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냅다 지르게 되었습니다.


시험 접수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몇 달 전이었는데, 공부를 슬렁슬렁 대충 하다 말다 하면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시험 응시 접수부터 먼저 했습니다. 약 1주일 남겨놓고 시험 접수를 했습니다. 등록 비용 $99라고 나와 있는데, 이유를 모르겠는데 저는 $59.4을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바짝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하면서, 진작에 좀 더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점들을 정리해봅니다. 

시험 접수 확인 메일
접수가 되면 위와 같은 내용의 확인 메일이 옵니다.

시험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치르는 방법과 테스트 센터에 가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집에서 보더라도, 책상도 깨끗이 치우고, 방도 완전히 비우고, 감독관에게 모든 것을 카메라로 검증받아야 하는데 요구조건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테스트 센터(우리 나라에 하나밖에 없어요!)에 가는 게 깔끔하겠다 싶어서 선정릉역에 있는 SRTC로 가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기본 학습 자료 및 학습 방법


구글 제공 학습 자료


가장 중요한 학습 자료는 구글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총 4개의 온라인 과정으로 이루어진 추천 학습 경로(Cloud Digital Leader Learning Path)가 있습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느낀 건데, 대부분의 문제는 여기에서 제공된 동영상과 자료의 범위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교과서"를 중심으로 충실하게 준비하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들입니다. 비디오를 하나하나 보면서 메모도 하고, 자료도 찾아보고 해야 하니까, 최소한 한 과정당 하루 이상, 총 4일은 걸립니다. 

Learning path activities of Google Cloud Digital Leader.
디지털 전환, 데이터, 인프라와 앱의 현대화, 보안과 운영에 관한 주제로 총 4개의 학습 과정이 있습니다.

4개의 동영상 과정에는 학습자용 슬라이드(Student Slides)를 PDF 파일로 제공합니다. 이 파일들은 과정에 등록한 사용자에게만 배포되고, 배포 금지가 걸려 있어서 링크를 걸지는 못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학습 자료입니다. 사실상 시험 문제는 이 슬라이드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PDF 파일을 적당한 크기로 축소 인쇄하여, 4개의 세트를 먼저 만들어놓고, 모든 학습 노트를 여기에 정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스터디 가이드라는 것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용어 사전과 구글 제품 목록이 있어서 정리용으로 괜찮습니다. 저는 시험 보고 나서 이 자료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3자가 제공하는 학습 자료


ExamPro에서는 무료 비디오 강좌와 1회 모의고사를 제공합니다. 24달러를 결제하면, 추가 모의고사를 볼 수 있고, 치트시트와 플래시 카드 형태의 학습 자료를 제공합니다.
ExamPro에서는 무료로 비디오 강좌와 1회 모의 고사를 제공합니다.

구글의 슬라이드들은 그림은 많고, 텍스트는 그다지 많지 않아, 이것만 봐도 되는지 약간 불안하긴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좀 더 찾아서 익잼프로(ExamPro.co)라는 곳에 있는 무료 강의와 무료 연습 시험(1회)를 이용했습니다. 이 내용을 사라 워커 렙티치(Sarah Walker-Leptich)가 상세하게 구글 독스로 정리한 문서도 있습니다. 이것도 인쇄해놓고 공부하면 좋습니다. 내용은 구글 공식 학습 자료보다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익잼프로 연습 시험 난이도도 실제 시험보다 높았습니다. 그러나, 익잼프로가 도움이 된 이유는, 피상적으로 시험을 위해 소량의 지식만을 암기하는 것보다는, 풍부한 주변 지식을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유데미의 유료 강좌도 있고, 유료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시험은 통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생성형 AI 활용


준비하다 보면 명확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확히 Cloud Run과 Cloud Functions의 용도 차이가 잘 와닿지 않아서, 생성형 AI에게 질문을 해보니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구글 바드에게 App Engine, Cloud Runn, Cloud Functions의 차이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생성형 AI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니,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당일 시험 응시


시험장에는 공식 신분증과 본인 명의 신용카드를 지참하고 가야 합니다. SRTC에는 30분 정도 전에 도착했고,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 목걸이, 귀걸이, 시계, 휴대폰은 맡기고, 신발, 안경까지 다 검사한 다음 시험장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찍 가면 예약한 시간보다 일찍 시작할 수 있습니다. 총 90분간 영어 (또는 일본어로) 진행되는 시험이고, 총 50~60문제가 컴퓨터로 객관식으로 출제됩니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고, 대략 30~40분이면 다 풀 수 있습니다. 좀 애매한 문제는 나중에 다시 확인하겠다는 표시(Mark for later review 였던가?)를 해놓으면 전체 문제 번호를 열람할 때 별표가 떠서, 그 문제들만 다시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전체 문제를 다시 풀어도 시간이 남아서, 그냥 대략 1시간 10분 정도 되는 시점에서 최종 제출했습니다. 

결과 통보


공식 결과는 구글 클라우드 측에서 상세 조사(당일 부정 행위 여부 등?)가 끝난 뒤, 7일~10일 후에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결과는 점수 없이 합격 여부만 알려줍니다. 그러나 당일, 웹어세서(webassessor.com)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일차 결과가 아래와 같이 조그맣게 나옵니다.

종료된 시험에 대한 결과 확인
시험 종료시 확인 가능한 1차 결과

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 위주로만 써왔던 저같은 사람에게 인프라스트럭처나 개발 환경,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꾸민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디지털 전환에서도 가장 핵심 키워드 중에 하나가 "클라우드"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각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이 제공하는 무료 등급(free tier) 또는 무료 체험(free trial) 서비스를 활용해서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2023년 7월 26일 추가: 시험 보고 9일만에 합격 통보 이메일이 왔습니다!

Google Cloud Certified Cloud Digital Leader 자격증 (신승식)

2023-07-07

우리 가곡, 목련화 (악보)

어렸을 때, 어머니는 노래를 좋아하셨습니다. 저도 그 당시로서는 드물게 피아노를 배워서 곧잘 어머니의 노래에 반주를 해드리곤 했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노래는 한국 가곡이거나, 서정적인 가요가 많았습니다. 가곡 중에는 김동진의 「목련화」, 홍난파의 「사랑」, 가요 중에는 정훈희가 부르는 「꽃밭에서」, 크로스오버 곡으로 정지용 시, 김희갑 곡의 「향수」등을 좋아하셨습니다. 그 중에 「목련화」는 꼭 저보고 불러보라고 곧잘 시키시던 노래였지요. 옛날 나온 가곡 중에, 이 목련화는 반주가 꽤나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마음대로, 대충 바꿔서 쉽게쉽게 쳐드렸는데, 어머니는 참 좋아하셨어요. 가사도 참 좋습니다.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의 길잡이와 같은 하얀 꽃, 목련화를 칭송하며, 나도 목련화처럼, 아름답게, 그리고 값있게 살겠다는 다짐이 들어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내가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 어떤 가치와 아름다움을 주변에 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목련화

요즈음에 현대 작곡가들이 선보인 한국 가곡들은 훨씬 세련된 멜로디, 화성, 리듬, 반주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오래된 고전적인 한국 가곡들의 감성에 젖어보는 것도 나름 운치 있습니다. 피아노 반주를 악보로 그리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악보를 그냥 그대로 넣으면, 멜로디 라인이 살아나지 않아, 아주 유치하게 들릴 수 있어서, 그런 부분을 잡아내느라 세부 손질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80%밖에 만족스럽지 않네요.

목련화 - 김동진 by Greg SHIN

가사 (조영식 시, 김동진 곡, 목련화)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로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순결하게 그대처럼 강인하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아름답게 살아가리라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내일을 바라보면서 하늘보고 웃음짓고 함께피고 함께지니 인생의 귀감이로다 그대 맑고 향긋한 향기 온 누리 적시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처럼 우아하게 그대처럼 향기롭게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라

2023-06-14

입력 가능한 양식이 있는 ᄒᆞᆫ글(한/글) 문서 만들기

관공서와 학교에서는 한/글을 주 문서작성 프로그램으로 사용합니다. 저도 관공서 업무를 용역 받아서 하는 일들을 할 때에는 한/글을 정말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정작 관공서에서 한/글을 제대로(?) 쓰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제대로"라고 말하는 기준은, 일단 단락(문단)과 스타일을 사용해서 나중에, 누구라도 쉽게 "수정 가능한" 문서인가를 1차 기준으로 봅니다. 그런데 관공서 문서들을 보면 죄다 "문단"의 개념 없이 수동으로 줄바꿈을 한 것은 물론이고, 불릿(bullet)을 수동으로 붙이고, 스타일은 거의 쓰지 않고, 제목이 제목으로 구조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전자 문서를 간단히 사용하는 사용자/소비자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더 있습니다. 뭔가를 채워야 하는 양식(form)이 들어있는 문서의 경우, 쉽게 채울 수 있게 친절하게 좀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제일 흔하게 쓰는 체크상자(checkbox)와 라디오 버튼(radio button)만 넣어줘도 훨씬 쉽게 양식을 제출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한/글에서 채울 수 있는 양식(fillable forms)을 만드는 법을 정리해봅니다.

한/글에서 제공되는 양식 개체

 
한글에서 제공하는 입력 양식 5종: 텍스트 입력 상자, 라디오 버튼, 선택 목록, 체크 상자, 명령 단추
한글에서 제공하는 5가지 양식
 

한/글에는 꼭 필요한 양식 다섯 가지 종류만 제공됩니다.

  • 텍스트 입력 상자: 텍스트를 자유롭게 입력하는 상자로 한 줄 입력 또는 여러 줄 입력 방식이 가능합니다. 여러 줄 입력의 경우, 굳이 만들 필요가 없고, 그냥 표에 빈 공간을 제공해도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거의 한 줄 입력만 쓰게 됩니다. 입력값이 숫자인지, 일반 텍스트인지, 날짜인지 등은 따지지 않습니다. 
  • 체크상자: 가장 많이 쓰는 양식입니다. "☑ 동의합니다."와 같이 하나만 있어도 되고, 좋아하는 것을 다 고르는 상황처럼 여러 개를 복수로 선택하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 라디오 버튼: 여러 개 중에 한 개만 고를 때에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성별 🔘남  ○ 여 와 같이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는 두 개의 버튼이 사실상 한 개의 그룹으로 묶인다는 것을 지정해주어야 합니다. 
  • 선택 목록(dropdown list): 한/글에서는 콤보 상자라고 되어 있는데, 콤보상자는 키보드로 타이핑해서 텍스트를 직접 입력도 가능하고, 목록에서 선택도 가능해야 하므로, 엄밀히 따지면 그냥 선택 목록, 정확히는 드롭다운 목록입니다. 양식이 있는 문서를 종이로 인쇄하는 경우, 여러 목록이 다 나타나지 않고, 한/글에서는 스크립트를 써야 하므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라디오 버튼'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명령 단추: HTML 양식에서는 "제출" 버튼이 명령 단추입니다. 그러나 한/글에서는 데이터베이스에 연결해서 양식의 값을 전송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미리 만들어놓은 매크로와 연결해야 하는데, 별로 현실성이 없어서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자, 양식이 들어간 한/글 문서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예시로 만든 동아리 가입 신청서 양식(한/글 문서 다운로드)에는 텍스트 입력 상자, 라디오 버튼, 체크상자, 선택 상자를 다 넣었습니다. 
한/글로 만든 동아리 가입 신청 양식
한/글로 만든 동아리 가입 신청 양식 예제

성명란 (텍스트 입력 상자)

 
텍스트 입력 양식을 처음 만들기 위해서는 메뉴에서 입력 > 개체(O) > 양식 개체(J) > 입력 상자(T)를 선택합니다. 
메뉴에서 입력 > 개체(O) > 양식 개체(J)를 선택합니다. 한글의 양식 개체 선택 메뉴

 

현재 커서 위치에 [Edit1]이라는 텍스트 입력 상자가 만들어집니다. 입력 상자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양식 개체 속성] 보기를 선택합니다. 이 중에 몇 가지만 값을 설정해주면 됩니다.
양식 개체 속성
한글의 양식 개체의 속성 대화창
 
  • (Name): 이 양식을 지칭하는 고유 이름이며, 입력값이 없을 때에는 이 이름이 양식의 빈 칸에 빨간색 이탤리체로 나타납니다. 이런 것을 자리표시자(placeholder)라고도 합니다. 저는 이 양식의 이름을 "성명"이라고 붙였습니다.
  • Autosize: 양식의 크기가 텍스트의 양에 따라 자동으로 변하지 않도록 False 를 주었습니다.
  • CharShape: 양식에 들어가는 텍스트의 크기와 속성을 지정합니다. 여기서는 맑은 고딕, 18포인트, 굵게 속성을 주었습니다. 
  • TabOrder: 양식 개체와 개체 사이를 탭 키로 건너뛸 때, 탭 키의 포커스가 이동하는 순서입니다. 위 그림과 같은 양식에서는 1번 성명, 2번 남, 3번 여, 4번 기타, 5번 휴대전화 순서로 번호를 매겨놓으면 됩니다. 
  • Text: 이 양식의 기본 입력값(default value)입니다. 보통은 공란으로 남겨놓으면 됩니다.
  • Width: 양식의 가로 폭을 50mm으로 주었습니다.
 

    성별란 (라디오 버튼)

     
    성별의 종류, 남, 여, 기타를 만들기 위해 다시 입력 > 개체(O) > 양식 개체(J) > 라디오 단추(R)을 선택하여 3개를 만듭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이 세 개의 버튼이 하나의 그룹으로 묶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Caption은 해당 버튼의 고유한 값인 "남"을 넣어주고, RadioGroupName에는 모든 라디오 버튼의 공통값인 "성별"을 넣어줍니다. "여"와 "기타" 버튼에도 RadioGroupName에는 "성별"이라는 값을 똑같이 넣어줍니다. 
    라디오 버튼의 속성 (Caption과 RadioGroupName 주의)
    라디오 버튼의 속성에서는 Caption과 RadioGroupName을 잘 구분해 넣습니다.

    회원 구분 (드롭다운 목록)

     
    라디오 버튼과 동일하게 여러 개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데,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인터페이스가 숨겨져 있고, 버튼을 누르면 목록을 열람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드롭다운 목록입니다. 한/글 메뉴에서는 입력 > 개체(O) > 양식 개체(J) > 콤보 상자(L)을 선택합니다. 
     
    드롭다운 목록의 양식 개체 속성에서는 Text에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았을 때 보여지는 지시문을 적어놓습니다. 저는 "회원 유형을 선택하세요."라는 값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코드입니다. 즉, 드롭다운 목록에 들어갈 선택사항들을 직접 코드(스크립트)로 입력해주어야 합니다.)
     
    드롭다운 리스트의 경우 코드 보이기를 통해 코드를 직접 입력해주어야 합니다.
    드롭다운 리스트의 코드(스크립트) 입력하기

    드롭다운 목록을 선택하고, 메뉴에서 [코드 보이기/숨기기]를 눌러 위와 같은 [스크립트] 작업 창이 보이게 합니다. 예제 양식에서는 다음과 같이 코드를 넣었습니다. 여러분의 양식에서도 이 코드를 복사해다가 목록 내용만 적절히 바꾸시면 됩니다.
      {
        ComboBox1.Enabled=1;
        ComboBox1.ResetContent();
        ComboBox1.Text="회원 유형을 선택하세요.";
        ComboBox1.InsertString("성인 회원(40세 이상)",0);
        ComboBox1.InsertString("청년 회원(18세~39세)",1);
        ComboBox1.InsertString("청소년 회원(18세 미만)",2);
      }
    
    [스크립트] 작업 창에서 첫 번째 [항목]을 'Document'로 변경한 다음 [매크로 실행] 아이콘을 눌러 이 스크립트가 실행되도록 합니다. 

    가입경로 (체크 상자)

     
    체크상자는 목록에서 복수로 여러 개를 선택할 수 있는 양식이어서 아주 많이 쓰입니다. 메뉴에서 입력 > 개체(O) > 양식 개체(J) > 선택 상자(C)를 골라서, 필요한 개수만큼 체크 상자를 만들어줍니다. 체크 상자의 양식 개체 속성에서는 Caption을 잘 넣어줍니다. 즉 선택한 체크 상자의 기본 텍스트값이 뭐가 보일지 정의합니다. 저의 예시에서는 첫 번째 체크 상자에 "인터넷 검색"이라는 Caption을 넣어주었습니다. 추가로, 체크가 된 상태로 만들고 싶으면, Value에 1을 넣어줍니다. 보통은 기본값 0을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체크 상자 옆에 표시되는 텍스트를 Caption에 넣어주고, Value에는 0을 넣어서, 기본적으로 선택되지 않은 상태가 나오게 한다.
    Caption 속성값에 체크상자에 들어갈 텍스트 넣기

     

    마지막 - 양식 편집 상태 해제

     
    양식 편집을 다 하고, 모양도 예쁘게 다듬었다면, 이제 메뉴에서 입력 > 개체(O) > 양식 개체(J) > 양식 편집 상태(S)를 선택하거나, 도구 모음에서 [양식 편집 상태] 버튼을 눌러서 양식 편집 상태를 해제합니다. (한 번 선택할 때마다, 온/오프 상태가 바뀌는 토글 버튼입니다.)
    도구모음에서 양식 편집 상태 해제하기
    도구모음에서 양식 편집 상태 토글 버튼
     
    이렇게 양식 편집 상태를 해제한 상태에서 문서를 최종 사용자에게 배포하면, 사용자는 양식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 양식에 값만 입력할 수 있습니다. 
     

    한/글 양식의 제약사항

     
    한/글 양식에는 몇 가지 제약사항이 있습니다. 
    • 양식 개체의 종류가 단순하게 딱 다섯 가지만 있어서 사용이 비교적 쉽습니다. 한편으로 좀 더 정밀한 양식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 텍스트의 형식(날짜, 문자, 숫자, 전화번호 등)을 제한할 수 없습니다.
    • 드롭다운 목록을 만들기 위해 스크립트(매크로)를 써야 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 최종 사용자가 양식 편집 상태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비밀번호를 지정하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단순한 방법입니다. 
    • 한/글에서 작성한 양식을 PDF로 변환했을 때에는 입력 양식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PDF 양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프로그램을 써야 합니다. 
    관공서에서 나오는 수많은 양식(신청서, 신고서, 보고서, 동의서 등)에 적어도 체크 상자와 라디오 버튼만이라도 입력 가능한 양식으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2023-06-09

    개인용 무료 클라우드 저장소 비교

    클라우드 스토리지

    예전에 Microsoft 365 Family를 쓰다가, 모든 구독 서비스를 포함해, 들어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무료 버전으로 전환하였다. MS 오피스 프로그램은 리브레 오피스구글 드라이브에 있는 앱들로 아쉬운대로 대체하였는데, 클라우드 스토리지 1TB가 갑자기 5GB로 줄어서 그동안 보관해두었던 문서들을 어디로 옮겨야 할 지 난감하였다. 물론 전체 파일은 대략 10G 정도 되어서 무지막지하게 많지는 않다.

    할 수 없이 여러 개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나눠서 저장하기로 하였다. 많이 쓰이는 개인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특징들을 아래 표에 정리해보았다.

    개인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비교 (무료 플랜에 한해서)

    서비스 제공하는 용량 특징
    구글 드라이브 15GB 구글 독스,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폼, 포토, 지메일 등의 용량을 다 합쳐서 계산. 데스크탑용 드라이브  있음.
    원드라이브 5GB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에서는 보통 랜섬웨어에 대비한 백업용으로 기본값으로 지정되어 있음. 온라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폼, 그리고 원노트를 사용할 수 있음.  데스크톱용은 윈도우와 맥에서 사용 가능.
    드롭박스 2GB 데스크톱인 윈도우, 맥, 리눅스는 물론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 지원.
    iCloud 5GB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맥에서 사용 가능. 아이클라우드 사진 스트리밍 기능
    네이버 MYBOX 30GB 맥과 윈도우용 데스크톱 앱 있음. 데스톱앱의 안정성은 좀 떨어짐.
    Box 10GB 윈도우, 맥, 리눅스, 안드로이드, 아이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 파일 공유, 파일 관리, 파일 암호화 기능 등

    개인적으로 네이버 서비스는 거의 쓰는 게 없어서 약간 망설여지긴 하는데, 그래도 가장 용량이 많은 네이버 MYBOX를 메인으로 몇 개의 저장소에 종류별로 파일들을 정리해야 겠다. 
     
    그런데 이렇게 각기 다른 클라우드 저장소를 쓰면, 그들간에 파일 이동이 꽤 문제가 된다. 한 곳에서 한참 다운로드 받고, 다른 곳에 한참 업로드 해야 하니까. 아니면 동시에 한 폴더를 동기화(?) 하든가, 뭐 그런 비슷한 방법을 써야 한다. 그래서 다시 여러 클라우드 저장소 사이에 파일 복사, 이동을 조금은 더 쉽게 해주는 서비스들을 찾아보았다. 먼저 구글 검색을 해서 주로 어떤 서비스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 서비스들 사이의 특징을 바드에게 비교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여러 개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사이의 파일 이동 서비스 비교 (무료 플랜에 한해서)

    서비스 지원/연동되는 클라우드 저장소 무료 저장공간전송속도
    UnifiDrive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FTP, SFTP, WebDAV 2 GB Up to 200 MB/s
    CloudFuze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Azure, FTP, SFTP, WebDAV, Google Photos, iCloud, Backblaze B2, Wasabi 5 GB Up to 100 MB/s
    MultCloud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Azure, FTP, SFTP, WebDAV, Google Photos, iCloud, Backblaze B2, Wasabi, MEGA, pCloud, HiDrive, Sync.com, Yandex Disk, pCloud Crypto, IceDrive, ADrive, Google Workspace, Zoho Docs, ShareFile, Egnyte, IDrive, SugarSync, Cubby, LiveDrive, SpiderOak, Barracuda 10 GB Up to 100 MB/s
    Cbackup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FTP, SFTP, WebDAV 1 GB Up to 100 MB/s
    Cloudsfer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FTP, SFTP, WebDAV 5 GB Up to 100 MB/s
    cloudHQ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FTP, SFTP, WebDAV, Google Photos, iCloud 2 GB Up to 100 MB/s
    odrive Google Drive, Dropbox, OneDrive, Box, Amazon S3, FTP, SFTP, WebDAV 5 GB Up to 100 MB/s

    사실 여기서 좀 더 자세하게 바드에게 질문해볼 수도 있는데, 각 서비스들의 세부 특징을 사이트 들어가서 좀 더 살펴본 결과, cloudHQ가 무료 클라우드 앱 사이에 데이터를 무제한 동기화 시켜준다는 점이 괜찮아 보였고, 사용법도 무난한 것 같아, 일단 낙점했다.
    사실 소량의 비용을 지불하고, 구글 드라이브나 원드라이브 같은 서비스를 쓰면 크게 고민할 필요 없는 일인데, 무조건 무료 플랜으로만 비슷한 목적을 이루려다 보니 일이 좀 복잡해졌다. 그래도 무조건 비용을 줄여야 하니까...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도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입력 가능한 양식이 있는 문서

    한글로 된 결석계 양식
    한글로 작성된 결석계 양식

    아이가 학교에 아파서 결석한 경우, 결석계를 낸 적이 있습니다. 아래아한글로 된 문서 양식 중간에는 체크상자(□)등도 있고, 날짜를 넣는 곳도 있는데, 한글에서 작성하려면 좀 짜증이 납니다. 빈 체크상자(□)는 선택된 체크상자(☑ 또는 ☒, 또는 ■)로 교체해주어야 하고, "0000년 00월 00일" 또는 "000-0000-0000"와 같은 자리 표시자(placeholder)는 지웠다가 다시 밀고, 당기고 하면서 값을 입력해야 합니다. 

    구글 설문지, 마이크로소프트 폼, 네이버 설문, 잣폼(Jotform), 또는 직접 작성한 온라인 입력 양식을 쓰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온라인 설문을 쓰기가 좀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입력 가능한 양식이 있는 PDF 문서
    입력 양식이 있는 PDF 문서의 예

    양식 제출자와 양식 수집자가 동일한 형태의 문서를 보관해야 하는 경우, 양식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작성자가 어느 정도 작성하고 최종본을 다듬어서 제출하는 경우 등에는 PDF나 워드프로세서 문서로 제출하는 방식을 쓰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쓰는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에 따라 대부분 자체적으로 입력 양식(fillable form)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입력 양식을 넣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앞으로 여러 개의 글로 나누어 알아보려고 합니다.

    위의 방법들은 완전 무료 또는 거의 무료(아래아한글과 같은 일부 상용 소프트웨어를 쓰는 경우, 또는 상당히 관대한 무료 플랜이 있는 서비스를 활용)인 도구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그냥 상용 소프트웨어인 어도비 애크로밧 프로(Adobe Acrobat Pro)를 쓰면 상당히 쉽게 입력 가능한 양식이 있는 PDF 문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트라이얼이 아닌 진짜 무료 서비스, 무료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입력 양식을 만드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2022-10-11

    청산에 살리라 - 이현철

    Avenue, Trees, Path

    며칠간, 또는 몇 주간 뇌리를 떠나지 않는 멜로디가 있다. 요즘에 나를 붙잡는 선율은 바로 이현철 작곡가의 "청산에 살리라"이다. 청산에 살리라는 원래 김연준 작곡가의 고전적인 곡이 훨씬 널리 알려져 있다. 그 곡도 명곡이지만,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나면서도, 내 마음 푸르러 변하지 않는 청산에 머무르고 싶은 감성을 7도와 9도 화성을 넣어 현대적인 합창으로 표현한 이현철의 청산에 살리라도 아름다운 곡이다. 이런 아름다운 곡들은 작업을 할 때 상당히 부담이 된다. 기계로 표현을 하면서 곡의 느낌을 망쳐버리기 일쑤이니까. 그래서 한 음 한 음 세세하게 터치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부족하지만, 그 결과물을 유튜브에 숲 사진 한 장과 함께 올려보았다.


    이 영상에 사용된 악보는 물론 Musescore.com에 있다.

    2022-09-24

    가을에는 브람스? Minnelied

    Minnelied 가사를 입력해 AI가 생성한 이미지 1

    Minnelied의 가사를 입력해 AI가 생성한 이미지 2

    봄 햇살에 빛나는 노란 꽃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작곡가로 많은 사람들이 브람스를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일순위 작곡가는 아니다. 쇼팽처럼 낭만적이면서도 기교적이고 시적인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의 눈으로 브람스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였을 지도 모른다. 또,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에게도 브람스는 달콤하고 귀에 착 달라붙는 음악을 선사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인가? 가을의 쓸쓸함과 고독, 그러나 청승맞지 않은 원숙함과 흑백 사진같은 담백함과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음악이 생각났다. 

    브람스의 가곡 작품번호 71(op.71)에 5개의 가곡이 있다. 슈베르트나 슈만의 노래처럼 대중적으로 유명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중에 잘 알려진 곡으로 5번(no.5) 사랑 노래인 Minnelied가 있다. 이 곡을 뮤즈스코어로 담아 보았다.  클래식 곡들은 악보를 그대로 담으면 아주 기계적이고, 건조한 깽깽이 소리가 난다. 그런 기계적인 느낌을 최대한 제거하고, 사람이 연주하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조정을 정말 많이 했다. 

    담백하지만, 원숙한 브람스의 가곡을 첼로와 피아노에 담았다. 


    2021-07-03

    한국 가곡 마중 악보 작업

    한국 민속촌의 저녁 등불. 등불을 켜놓고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KBS 클래식 FM의 정다운 가곡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즐겨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서양의 예술 가곡처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적인 느림, 기다림, 슬픔, 사랑, 인내가 느껴지는 곡들을 하나씩 들으면서 밤 시간의 적막함을 달래었었다. 

    예술 가곡은 노래, 가사와 피아노 반주가 모두 중요하다. 그 당시 한국 가곡들을 들으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슈베르트, 슈만의 서양의 가곡들과 비교해보면, 한국 가곡은 피아노 반주가 덜 세련되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한국 가곡 레코딩들이 피아노의 담백한 반주를 풍성해보이는 오케스트라 반주로 편곡해서 들려준다. 그래도 예술 가곡의 아름다움은 피아노 반주가 잘 살려주었을 때 완성된다. 김동진, 김규환, 김성태, 조두남, 이수인, 이흥렬, 김순애, 김동환 등의 1세대 가곡들은 한국적인 정서가 잘 녹아있지만,  현대적인 시각으로 보면, 피아노 반주와 화성이 1% 아쉽게 느껴진다. 또, 80년대의 한국 영화를 보는 것같이 옛날 느낌이 묻어난다. 한편으로 너무 현대적인 불협화음과 반음계, 무조적인 특징을 너무 강하게 드러내면, 일반 대중들이 즐기기에는 좀 난해해진다. 

    반면에 최근에 나온 김효근, 윤학준, 최진 등의 현대 작곡가들은 아마 이런 점을 간파했나보다. 놓치지 않는 한국적인 기다림과 그리움이 살아있으면서도, 약간의 대중성을 더한 7화음, 9화음, 11화음, 반음, 그리고 당김음을 세련되게 섞어가며, 아름다운 멜로디와 피아노 반주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작곡가 김효근은 본인의 작품들을 아트 팝(art pop)이라는 장르로 불리기를 원한다. 

    인터넷에 연주 레코딩과 반주MR은 넘쳐나고, 악보도 많이 돌아다닌다. 그런데, 아쉽게도 틀리지 않고 "정확"한 악보가 하나도 없다. 뮤즈스코어에서 한국 가곡이나 클래식 곡들을 작업을 해보면, 커뮤니티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엉터리 악보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작곡, 그리고 그것을 악보로 기록하는 것은 매우 정교하고, 고통스런 작업이다. 작곡가가 한 음, 한 음을 고민해서 그려넣은 것을 하나, 둘, 조금씩 틀린 악보를 보다 보면 정말 답답하다. 

    그래서 나의 악보 작업의 원칙은 (1)결함 없는 악보 만들기(flawless scoring)와 (2)연주의 감성을 살리기이다. 클래식 곡일수록, 특히 쇼팽의 피아노 곡들은 극단적인 루바토(rubato)와 다이나믹을 잘 가미하지 않으면, 악보상으로는 곡의 느낌을 절대 살릴 수 없다. 그래서 클래식 음악은, 더구나 사람이 노래하는 성악은, 연주(performance)에서 해줘야 할 일이 매우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 악보에 숨은 요소를 많이 넣어야 한다. 원래 악보에는 없지만, 템포가 수시로 바뀌고, 숨을 쉬어야 할 때가 있고, 보이지 않는 프레이징을 해야 하고, 보이지 않는 페달링과 다이나믹을 조정해야 한다.

    결함 없는 악보라는 원칙은 비교적 잘 된 것 같다. 뮤즈스코어 커뮤니티와 인터넷에 수많은 잘못된 악보들과 달리, 정확한 클래식 디지털 기록물로서 악보를 만드는 것까지는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주의 감성을 악보에 숨은 요소를 넣어서 살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엄청난 노가다(?)가 들어가는 일인데, 너무 힘들어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기 일쑤다. 

    고전적인 한국 가곡에서 약간 현대적인 곡으로 넘어와 작곡가 윤학준의 "마중"을 골랐다. 허림 시인의 시도 아름답고, 그리운 마음으로 노래한 노래와 반주도 아름답다. 여름 밤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바람결에 그리움을 실어 말 한 마디 건네고 싶지만, 그립다는 것은 오래 전 잃어버린 향기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마중 - 윤학준 by Greg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