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4
오랜만에 인터넷 세계에
2009-01-07
옛날 제로보드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했습니다.
워드프레스를 이용한 블로그를 쓰기 전에 2006년 초까지 제로보드라는 PHP 게시판을 썼습니다. 그런데 그게 상당히 옛날 버전이어서 보안이 매우 취약합니다. 그래서 스팸에 대한 대처도 거의 전무하고, 더욱 문제인 것은 해킹 위협에 그냥 노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 홈페이지에 악성 코드가 iframe으로 계속 삽입되어 생성되고, 이게 파일에서도 DB에서도 지워지질 않습니다. 한국 정보 보호 진흥원 인터넷 침해 사고 대응 지원 센터(http://www.krcert.or.kr)가 알려준 바로는 이 악성 코드가 홈페이지 방문자의 개인 정보를 가져갈 것으로 의심이 된다고 하는군요. 게시판의 관리자 기능도 먹통이 되어 버렸고, 대략 난감입니다. 어딘가 백도어가 설치되어 보안 취약점이 계속 노출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옛날 버전의 게시판을 그냥 그 상태로 남겨놓은 것이 큰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옛날 버전의 웹 프로그램에 대해서 제 때에 보안 취약점 패치를 하는 것과 평소 보안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큰 댓가를 치르고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문제 해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흑흑...
2008-12-20
제가 결혼을 합니다.
오랫동안 혼자 살았던 인생의 긴 전반기를 마치고 이제 둘이서 나머지 삶을 살기로 하였습니다. 짧은 연애 기간 탓에 추억을 만들기도 전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결혼 준비를 하려니 참 갈팡질팡 정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저의 부족함을 잘 이해해주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감싸주는 1월의 신부가 있어서 즐겁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9년 기축년 새해의 첫 달, 행복한 예식에 소중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Wedding Invitation
아름다운 꽃이 피기까지 가꾼 이의 정성과 물과 바람과 흙과 햇볕이 있었듯이, 인생의 기쁜 순간을 맞이하는 저희 두 사람의 곁에는 많은 분들의 보살핌과 배려와 우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언제나 이러한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바르게 살겠다는 소중한 맹세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함께 새출발하는 저희 두 사람의 모습을 부디 오셔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신현년
하명강의 차남 승식 (그레고리오)
김덕수
이순자의 장녀 희진 (힐데가르트)
혼배 미사 (결혼식 + 피로연)
- 일시: 2009년 1월 17일 토요일 정오(12시)
- 장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132 요한 성당 [요한 성당 교통편▼]
지하철로 오실 때
분당선 서현역 → 2번 출구쪽 에스컬레이터 이용 → 삼성프라자 백화점 2층 → 마을 버스 3-2번 → 요한 성당 앞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버스로 오실 때
효자촌 우성 프라자 앞 정류장에 하차하는 버스
- 광역 버스: 303, 1001, 1005-1, 9000, 9001, 9401, 9402, 9403, 9407, 9408, 9409, 9414
- 시내 버스: 2, 33-1, 51, 77-1, 720, 820, 1116 (하차하여 정류장에서 택시 이용 3분 소요)
요한 성당 앞 정류장에 하차하는 버스
- 광역 버스: 8151, 1500, 1500-2
- 시내 버스: 17, 33, 119, 442, 520, 520-1
- 마을 버스: 3, 3-1, 3-2
- 공항 버스 이용시 – 분당 서현역 정류장에서 하차 후 택시 이용 (7분 소요)
주차
성당 지하 주차장(180대) 및 율동 공원 주차장 (무료)
- 분당행 버스: 예식 당일 분당행 버스 1대가 광주역 앞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합니다.
- 화환은 일체 사절합니다. 이를 대신하여 사랑의 쌀▼을 이웃에게 기증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쌀
신랑 신승식과 신부 김희진의 혼배를 축하해주시는 분께 알려드립니다. 우리 성당에서는 혼배가 있을 때 축하 화환의 반입이나 진열을 일체 불허합니다. 이를 대신하여 “사랑의 쌀”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증하실 수 있습니다. 예식 1일 전까지 성당 사무실에 문의한 후 현물 또는 현금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기증하신 분의 성함을 혼배 당일 식장 앞에 전시해 드리며, 보내주신 쌀은 불우한 이웃에게 신랑 신부의 이름으로 보내드립니다.
신랑 신부의 혼배도 축하해 주시고,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다.
축하받으실 분 혼배 일시 2008년 1월 17일 12시 신랑 이름 신승식 그레고리오 신부 이름 김희진 힐데가르트 보내주시는 분 성명 기관명 연락처 - 입금 계좌:
- 국민은행 270937-04-001046 (예금주: 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 문의:
- 분당요한성당 사무실 전화 031-780-1112, FAX 031-780-1109
분당요한성당 귀중
피로연 (광주)
- 일시: 2009년 1월 9일 금요일 정오(12시) ~ 오후 3시
- 장소: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80-1 웨딩홀 오페라하우스 [오페라하우스 교통편▼]
고속도로 이용시
동광주 IC로 들어와서 사거리에서 우회전 → 서방 사거리에서 좌회전 → 지산 사거리에서 200미터 앞 오른쪽
버스 이용시
- 백운동 방향에서 오실 때 → 조대 입구 → 살레시오 여고 승강장에서 내립니다. → 맞은편
- 산수동 방향에서 오실 때 → 지산 사거리 → 살레시오 여고 승강장에서 내립니다.
공항에서 오실 때
공항에서 1000번을 타고 살레시오 여고 승강장에서 내립니다.
시내 버스
01, 15, 17, 27, 28, 35, 55, 80, 1000(공항 버스)
2008-12-08
웹 접근성 품질 마크 심사 끝
지난 몇 달동안 나를 최대한 괴롭혔던 것이라면, 단연코, 웹 접근성 품질 마크 심사였다. 웹 접근성 품질 마크는 이번이 4회째인데 대상 웹 사이트가 갈수록 늘어나 열 댓 명의 심사위원 한 사람에게 배정된 양이 만만치 않았다. 한 사이트에 대해 세 사람이 심사하고, 세 사람의 의견을 모아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 사람이 보고서를 정리한다. 주말이나 저녁에 쉬는 시간이면 품질 마크 귀신이 나를 따라다니며 "네가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어?"라며 괴롭혔다. 평가 기간동안 개선이 일어나면 다시 심사를 반복해야 했는데, 접근성이 개선된 것은 참 반가운 일이지만, 평가하는 사람들에겐 노동이 더 늘어나므로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스물 여섯 개의 지표를 수십 개의 페이지에서 확인하는 일은 상당한 중노동이다. 그런 수십 아니 수백 수천 개의 페이지를 만든 사람의 노고에 비하면 별 것 아니겠지만.
웹 접근성은 모로 가거나 홀로 가도 대충, 빨리 앞으로만 가면 된다는 기술 지상주의나 성장 제일주의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합의된 규칙을 지키며, 다같이 함께 가지 않으면 진보하지 않는 것"이라고 딴지를 거는 제동 장치이며, 기술과 디자인의 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항법 장치이다. 다행히 이런 제도 때문인지 거의 바닥에서 출발한 한국 공공 기관의 웹 접근성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 기업들의 웹 사이트는 아직도 세계 최하위 수준이지만.
나중에 시간이 나면, 여러 사이트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나오는 문제점들을 모아서 사례집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강제로 설치하도록 우기는 사이트들(개인적으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야말로 과장된 보안 위협에 기반한 사기성 프로그램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기본 중의 기본인 URI를 감추거나 페이지 제목을 제대로 안 쓰는 사이트, 뻔한 HTML을 놔두고 정말로 희한한 자바스크립트를 개발하여 적용한 사례 등등... 아무튼 오늘로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사이트에 대한 보고서까지 다 마쳤다. 제발 다시 재심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말을 편하게 보낼 수 있게...
2008-11-05
극단적인 환경의 웹 접근성: 크로스브라우징을 넘어서
2008년 11월 3일 행정 안전부와 한국 정보 문화 진흥원에서 개최한 민간 부문의 장애인 웹 접근성 제고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마지막에 하나를 발표했는데, 웹 콘텐츠 접근성과 모바일 웹 접근성의 유사한 점, 그리고 장애인과 모바일 웹 사용자들의 비슷한 사용자 경험 등을 소개하려고 했습니다. 세미나 하면서 이번처럼 벼락치기로 준비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원고도 꼴찌로 내고, 발표 시간에 겨우 맞추어 헐레벌떡 도착하고, 발표 하면서도 주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도 엄청나게 초과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세미나 진행하시는 분들에게는 최고로 미운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아무튼 모바일 웹은 매우 중요한 유행어(buzzword)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기술은 웹을 접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발표 자료를 공유합니다.
2008-10-02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건우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 재미있네요. 처음에 나왔다는 실제 지휘 장면을 못 봐서 아쉽지만, 오늘(10월 1일) 나온 장면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드라마에서 천재로 나온 강건우의 음악적 능력에 대해 음악 심리학의 기본 이론에 비추어 개인적인 해설(?)을 덧붙여 보려고 합니다. 강마에가 강건우를 천재라고 판단한 몇 가지 재미있는 상황이 나왔습니다.
채보 (듣고 악보로 적기)
첫째는, 모짜르트가 단 한 번 듣고 채보했다는 곡을 강건우도 비슷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채보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능력이 필요합니다. 음감(sense of pitch), 박자감(sense of rhythm/time), 사보(scoring)에 대한 지식, 기억력(memory) 등이 반드시 좋아야 합니다. 모짜르트가 단 한 번 듣고 채보했다는 곡은 고전 시대 곡의 특징상 아주 고도의 음감이나 박자감이 없어도 채보하기에 특별히 어려운 곡은 아닙니다. 다만, 단 한 번 듣고 그것을 다 외워서 받아적었다는 것이 더 놀라운 것이죠. 그만큼 무궁무진한 음악의 어법이 커다란 기억의 덩어리(청크, chunk)로 들어가 있어서 보통 사람이라면 수 십, 수 백 개의 청크를 조합해야 하는 음악이 천재들에게는 단 하나의 청크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건 음악에 대한 경험, 노출, 훈련을 많이 함으로써 상당히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성(expertise)의 한 부분입니다. 이것만 가지고 아주! 놀랍다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이죠.
청음 시험
다음에는, 피아노 앞에서 강마에가 몇 가지 화음을 치며 강건우가 얼마나 잘 분간하는지 시험을 해보지요.
- 처음 쳤던 화음이 도(C)와 솔(G), 즉 완전5도였는데 이 정도는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 수 있는 매우 쉬운 화음입니다.
- 그 다음에는 도(C)와 미(E), 즉 장3도였구요, 이것은 고전적인 합창, 합주에서 가장 기본적인 화음이므로 이 정도도 사실 아주 쉬운 화음이지요. 그래서 이 정도를 들었다고 천재라고 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마지막으로 강마에가 화를 내며 피아노를 세게 치면서 우연히 눌렀던 음이 시(B), 도(C), 레(D), 미 플랫(Eb), 파 샾(F#), 라 플랫(Ab)인데요, 이 정도 되면 알아듣기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그 이유는 일단 동시에 울리는 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이유는 음들의 간격(음정)이 매우 좁아서 협화음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음악 대학 입학 시험에는 2성부 또는 4성부 정도까지 청음(hearing) 시험을 봅니다. 협화음을 이룬 경우, 4성부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6개의 음이 불협화음으로 동시에 한 번에 울리는데 그것을 맞추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이유는 음악적인 청음 능력이 떨어져서라기 보다는, 음향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6개의 음이 구분이 잘 안 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훌륭한 음높이 지각(pitch recognition)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 없지만), 이런 음들은 수학적으로 분리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공 지능의 연구 과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음향적인 분해능(resolution)도 뛰어납니다. 특히 지휘자의 경우에는 이런 분해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동시에 울리는 수많은 악기의 음들을 구분할 수가 있지요. 그러나 이런 분해능도 보통은 음악적인 맥락(context)을 이용해 더 향상된 결과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들의 관계와 개별음 높이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강마에는 완전5도, 장3도와 같은 화음 이름을 대라고 했고, 강건우는 그에 대해 개별음의 이름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강마에가 요구한 것은 음들의 관계, 즉 음악적인 맥락 판단을 요구했고, 강건우는 개별음 높이에 주의를 주어 대답했습니다. 실제 음악에서 더 가치있는 것은 강마에가 요구한 음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보통 훈련에 의해서 발달하는 것은 음들의 관계를 지각하는 능력(소위 말하는 상대 음감(relative pitch))입니다. 그러나 조기 음악 교육을 받았으나 성인이 되어 충분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한 소수 절대 음감자(absolute pitch) 중에는 음들의 관계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음악적으로 더 유용한 것은 음들의 관계입니다.
천재의 필요 충분 조건
위의 두 가지 경우, 채보 능력과 청음 능력만 가지고 "음악의" 천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강마에는 강건우의 음악성을 평소에 여러 가지 면에서 관찰해왔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겠지요. 데생과 스케치를 매우 정확하게 잘 한다고 해서 천재 미술가라고 하지는 않는 것처럼, 뛰어난 음감이나 분해능을 가졌다고 천재 음악가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필요 조건을 갖춘 것 뿐이지요. 그런 기본 자질에 그 사람의 예술적인 감성, 또는 그 사람의 고유한 색깔, 창조성이 더해져야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낼(작곡이든, 연주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유한 자신의 예술 세계를 가진 사람은 역사에 남아 후대의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모짜르트의 천재성에 감동하는 것이 아니고, 모짜르트의 음악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2008-09-22
Magic Castle (마법의 성): piano + strings
Magic Castle(마법의 성) is a famous and old Korean pop song and is regarded as a classic with its sweet melody and orchestral accompaniment. It was one of my favorite piano playing pieces a few years ago due to its easy, simple but still pretty chord and melody. Its harmonic brilliance and abundance made it a good demonstration source of layered digital piano sounds. I just mixed Bright Piano and Strings together to obtain brilliant orchestra-like effect, which caused a somewhat untidy performance as a result. I regret having some mistakes in both first and second try.
- Title: Magic Castle (마법의 성, a Korean pop song originally sung by ‘The Classic’)
- Composed by: KIM, Kwang Jin (김광진)
- Played by: Greg Shin
- Instrument: Bright Piano + Strings (Yamaha Clavinova CLP-270)
- Recording / Format: GOM Recorder /160kbps MP3
Listen or download
Listen to Magic Castle Piano version 1.1 (4 minutes 16 seconds)
Lyrics
(Prelude)
믿을 수 있나요 나의 꿈 속에서
너는 마법에 빠진 공주란 걸
언제나 너를 향한 몸짓엔
수많은 어려움 뿐이지만
그러나 언제나 굳은 다짐뿐이죠
다시 너를 구하고 말 거라고
두 손을 모아 기도했죠
끝없는 용기와 지혤 달라고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 건너
어둠의 동굴 속 멀리 그대가 보여
이제 나의 손을 잡아보아요
우리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죠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Intermezzo)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 건너
어둠의 동굴 속 멀리 그대가 보여
이제 나의 손을 잡아보아요
우리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죠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 있다면
2008-09-16
무탄트 메시지, 문명 사회로부터 잠시 외도를
무탄트 메시지 –
말로 모건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책을 통해 무탄트 메시지를 접할 수 있게 해 준 윤문식 선생님에게 먼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호주 대륙의 가운데에는 온통 사막으로 덮여 있어서 대부분의 도시들은 해안가를 중심으로 발달해있다. 그런데 미국의 의사 말로 모건이라는 사람은 정말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호주 대륙을 빈 손, 맨발로 건너게 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황량한 사막, 도대체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까 싶은 그 오지(outback)에서 필요한 식량과 주거지를 얻으며, 어떤 동식물도 멸종 위기에 빠뜨리지 않고, 어떤 숲과 강도 파괴하지 않고, 어떤 오염 물질도 자연에 내놓지 않은 오스틀로이드 족(참사람 부족)이 아주 오랜 세월을 살고 있었다.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 나무,물과 바람, 대지가 다 형제라고 믿는 그들은, 자연의 형제들을 마구 훼손하고 파괴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을 파괴하리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현대 문명인들을 돌연변이(무탄트)라고 부른다.
사막을 횡단하는 동안, 먹을 것을 간절히 원하면 신은 그들에게 먹을 것을 보내주었고, 물을 간절히 원하면 자연은 꼭 필요한 만큼의 물을 제공해주었다. 그들은 자연에 존재하거나 발생하는 것에는 우연이 없으며 다 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신이 이 세상에 사람을 내보내고, 동물과 식물을 내려보내고 거두어들이는 데에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식량을 필요로 할 때에 나타나준 도마뱀, 낙타, 새, 딩고, 개미, 개구리, 풀과 나무에게 그들은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딱 필요한 만큼만 취한다.
현대 문명인들은 기계와 물질의 힘을 빌어 엄청난 생활의 편의를 얻었지만,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었을지 모를 영감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문명인의 눈으로는 오지에 사는 한참 미개한, 야만인들에게서 무얼 배울 수 있겠느냐고 무시할 수 밖에 없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창조적이고, 평화롭고, 또한 영적인 종족이었다. 이 부족들은 이제 점점 기온이 올라가고, 오염되어 가는 지구에서 더 이상 자손을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문명인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겨 사막으로 사막으로 쫓겨가다가 사막에서 행해지는 핵실험의 희생자가 되기도 한 그들은, 부족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 생을 마감하는 날, 문자도 없었지만 창조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오랫동안 간직했던 지혜의 역사를 마감하게 된다.
우리가 이제까지 물질의 풍요함에 젖어 놓치고 있었지만 매우 소중한 것들을 그들은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메시지의 전달자로 백인 여의사 말로 모건을 선택하였다. 그들의 삶을 마감하면서 현대인들에게 남기는 그 메시지에는 같은 별에 사는 인류에 대한 진정한 동료애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