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군사 독재 정권 시절에는 평범한 많은 사람들에게조차 가장 무서운 단어가 아마 "중앙 정보부", "청와대", "안기부", "보안사" 이런 것들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웬지 "안기부"라는 단어는 재수 없게 들렸고, 공포스럽게 들렸다. 지금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물론 국가는 아직도 검찰, 경찰과 같은 물리력과 신체 구속력을 동반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벌어진 던킨 도너츠 사건 (발단, 관련 블로그 글)과 한화 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력 사건을 보고 있자면, 이제 전통적인 정치 세력이 가지고 있던 권력이 자본으로 이동되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과거에 고 정주영 회장이 대통령 후보 되겠다고 나왔을 때에 그게 한나라당 군사 독재의 잔당들이 후보로 나왔다는 사실보다 더 몸서리쳐졌던 것 같다.
돈이면 손바닥으로 하늘도 가릴 수 있는 것인가. 정보화 사회에서 진짜 무서운 것은 돈으로 여론과 정보를 조작하는 것이다. 중국은 아직도 국가가 정보를 통제하고 조작하지만, 우리 나라는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정보를 통제하려고 드니 중국이나 우리 나라나 그런 면에서 참 닮은 꼴이다. 정확한 사실이 과연 밝혀질지 의문스럽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서, 두 개 자본의 추악한 현재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화가 치밀어오른다.